[기사] 한겨레 / F4P Korea '댄 거전' 헤드코치 인터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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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06-16 10:45 조회6,74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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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공처럼…갈등 차버리고 ‘둥근 세상’ 만들어요
등록 :2013-10-09 19:48
댄 거전(28) 코치
어린이평화축구교실 여는 댄 거전
대학서 평화학 전공한 영국인
한반도 논문으로 석사 학위
유대·아랍아동 풋볼포피스 본따
국내서 축구 통한 평화교육 활동
“다문화·조선족·남북 어린이들
한 구장서 축구하는 날 왔으면”
‘남북 어린이와 탈북자·다문화·조선족 어린이들이 한 구장에서 공을 차는 것.’
남북 통합을 추구하는 비정부기구(엔지오)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오는 12일 여는 ‘제1기 어린이평화축구교실’의 댄 거전(28·사진) 코치가 꿈꾸는 일이다.
평화축구교실은 축구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갈등이 아닌 화해와 협력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모델은 풋볼포피스인터내셔널(www.football4peace.eu). 이스라엘에서 2001년 유대인 어린이와 아랍인 어린이들이 함께 축구를 시작하면서 출범한 풋볼포피스는 현재 북아일랜드, 요르단 등 여러 분쟁지역에서 모범적인 어린이평화교육으로 자리잡았다.
“부모들은 적대관계 속에서 싸우지만, 아이들은 함께 공을 찹니다. 그 경기장에서는 인종이나 이념 등 축구 외에 다른 것은 없습니다. 오직 규칙과 동료애만이 있을 뿐입니다
.”
이 젊은 영국인 코치가 ‘축구를 통한 평화교육’에 매료된 이유다. 갈등이 있는 사회에서 여러 인종의 아이들이 축구를 하면서 갈등을 풀어낸다. 아이들은 경기에서 승리하는 데 협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풋볼포피스에서는 점차 심판도 없이 경기를 진행한다. 갈등이 생겼을 때 아이들이 스스로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는 과정을 가르치기 위해서다.
거전 코치는 여러 층위의 갈등이 쌓여 있는 한국에서도 축구를 통한 평화교육이 유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국 사회에서도 분단에 의한 남북 갈등뿐 아니라 다문화 가정, 탈북자, 조선족 등이 섞여 살게 되면서 여러 가지 갈등이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는 오랫동안 풋볼포피스 쪽과 연락을 하면서 관련 운영 매뉴얼을 받고 조언을 듣는 등 이 프로그램을 한국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거전 코치는 2007년 영국 축구협회로부터 공인 축구코치 자격을 받았다. 영국 브래드퍼드 대학에서 평화학을 공부하면서 축구코치 교육을 함께 받은 덕이다. 거전 코치는 2008년 졸업 뒤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어린이축구교육을 경험하고, 2009년 한국을 찾았다.
대학 입학 전 팔레스타인 지역을 방문하는 등 분쟁 해결에 관심이 많았던 그에게 분단국가인 한국은 연구가치가 있는 땅이었다. 그는 고려대에서 ‘한반도에서의 적의 규정과 재규정’이라는 주제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으면서 남북문제에 대한 이해도 높였다. 현재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에서 스포츠매니저라는 직함으로 국제아이스하키연맹 등 7개 국제기구와의 연락 업무를 도맡고 있다. 스포츠를 통한 국가간 갈등 해소를 추구하는 올림픽 정신도 그가 지향해온 지점과 맞닿아 있다.
고려대 대학원 재학 때 인턴생활을 했던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그의 제안을 받아들여 평화교육 전문가인 김동진 평화문화연구원장과 함께 강사진을 구성했다. 이렇게 해서 평화에 대한 강의와 기초 축구기술 습득, 경기 진행 및 게임 등으로 구성된 ‘4주간의 한국형 풋볼포피스 교육’이 탄생한 것이다.
둥근 축구공을 통해 평화를 전파하기 때문인지 그의 평화관은 “분쟁이 있을 때 어느 한쪽만을 두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남북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쪽만 옳다거나 북쪽만 옳다고 고집해서는 갈등이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제1회 어린이평화축구교실은 서울시 마포구 상암풋살구장에서 12일부터 11월2일까지 4주 동안 매주 토요일 낮 12시에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이메일(ksmseoul@ksm.or.kr)로 받는다.
글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tree21@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